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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그라운드 리뷰

비운의 슈퍼히어로 크레토스, "갓 오브 워: 어센션" 스토리 전격 해부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예요(Heroes aren’t born. They’re made).”



영화 메가마인드(Megamind)’의 명대사 중 하나죠. 영웅은 태어나는 것이냐, 아니면 만들어지는 것이냐성악설이냐 성선설이냐 만큼 쉽게 답을 내리기가 어려운 질문입니다. 어쨌든 오늘은 한번 히어로들의 삶을 역추적해서 이 질문에 대한 답을 찾아볼까 합니다.  




단순히 (,)’으로 보기엔 어딘가 복잡한 내면을 가진 것 같이 보이는 크레토스!




다크 포스의 원천 트라우마



신과 대적하는 남자 갓 오브 워시리즈의 주인공 크레토스’. 갓 오브 워 시리즈의 ‘프리퀄’에 해당하는 '갓 오브 워 : 어센션에서는 크레토스가 어쩌다 복수의 화신이 되었는지 알 수 있습니다




그림 같은 행복이죠. 너무 예쁜 크레토스의 아내와 딸입니다.




스파르타의 장군 크레토스는 사랑하는 아내와 딸이 있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었습니다. 피도 눈물도 없는 냉혈한 크레토스가 갓 오브 워: 어센션편에선 인간미 있게 느껴질 정도죠. 실제로 개발 과정에서 개발자 분들이 크레토스의 웃는 모습도 넣어봤는데, 전작과의 괴리감이 너무 커서 뺐다는 비하인드 스토리도 있었습니다






딸 바보 크레토스. 정말 낯선 모습입니다.




그러던 어느 날! 크레토스는 전쟁의 신 아레스의 농간으로 가족인 아내와 딸을 자신의 손으로 죽이게 됩니다. 이 때부터 그의 트라우마가 생겨난 겁니다.




아레스 때문에 인생이 송두리째 뒤집힌 크레토스



 

트라우마는 영웅 탄생의 제1조건이기도 합니다. 배트맨은 부모가 강도에 의해 무참히 살해됐고, 스파르타쿠스는 아내와 헤어졌고, 스파이더맨은 아버지처럼 따르던 삼촌이 괴한에게 살해당하는 사건을 경험했다는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습니다.  





재가 된 아내와 딸의 유골을 뒤집어 쓰고 오열하는 크레토스



 

소중한 사람을 잃은 데 순위를 매길 순 없지만, 사랑하는 아내와 자신의 피붙이를 남도 아닌 자신의 손으로 죽여야 했던 크레토스의 비애는 말로는 설명이 안 될 겁니다. 크레토스의 하얀 피부도 아내와 딸의 유골이 재가 되어 몸에 박혔기 때문이라는군요





하얀 피부의 비밀을 알고 나니 어쩐지 슬프네요.



 

어쩌다 보니 히어로?



두 번째 키워드는 한마디로 어쩌다 보니’. 역대 슈퍼 히어로 중에 작정하고 슈퍼 히어로가 된 인물은 없습니다.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그야말로 어쩌다가 우연히 히어로가 됩니다. 상황이 그를 점점 더 강력하게 만들어가죠.




영웅들의 험난한 인생에 대한 거대한 비유 같지 않나요?

 



크레토스 역시 마찬가지 입니다. 스파르타의 젊은 장군이었던 크레토스는 자신이 속한 군대의 승리를 위해 올림푸스 전쟁의 신 아레스와 일종의 거래를 시작하게 됩니다. 아레스에게 복종을 의미하는 피의 서약을 한 것이지요




이 분이 바로 크레토스를 비극의 소용돌이로 몰아넣은 올림푸스 전쟁의 신 아레스입니다



 

그 대가로 스파르타는 전쟁에서 승리했습니다만 그에 대한 대가는 실로 무시무시합니다. 크레토스는 정말로 몰랐던 걸까요? 이것이 위험한 거래란 것을요. 크레토스의 남 다른 투쟁심을 마음에 들어 한 아레스는 크레토스를 자신의 야망을 채워줄 용병으로 이용하기 시작하고, 크레토스는 점점 더 악의 구렁텅이에 빠져들게 됩니다




어느 새 살육기계가 되어버린 크레토스



크레토스 외에도 많은 히어로들의 영웅서사가 우연에 우연이 꼬리를 물어 전개됩니다. 슈퍼맨은 고향 행성과 지구와의 중력 차이로 얼떨결에 큰 힘을 얻었고, 헐크는 실험 중 사고로, 스파이더맨은 슈퍼거미에 물려 초인적인 능력을 얻었죠.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히어로의 운명에 들어선 이들은 점점 더 자신의 힘으론 통제할 수 없는 상황에 휩쓸려갑니다. 우리가 결코 히어로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도 바로 이게 아닐까요? 그들 탓이 아니니까요.



 

슈퍼 히어로의 꿈 평범한 삶



'다크'한 매력을 지닌 슈퍼히어로들의 공통점은 항상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뇌하고 아파한다는 거지요. 크레토스는 아레스를 무찌르고 결국 그의 자리를 대신하게 되지만, 그가 원한 것은 신의 자리가 아닌 평범한 인간의 삶이었습니다.



 



절절한 외로움이 묻어나는 크레토스의 숨막히는(!) 뒷모습



 

헐크의 브루스 박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생명공학의 부작용으로 헐크로 살아갈 수밖에 없는 브루스 배너는 평범한 인간이 되기 위한 치료제 연구에 몰두하며 지독한 운명에서 벗어나기 위해 발버둥을 칩니다. 자신의 본 모습을 찾고, 사람답게 사는 삶을 꿈꾸는 우리의 히어로. 게임의 스토리에 자꾸 마음이 가는 이유는 주인공 크레토스가 가진 인간적인 고뇌 때문이 아닐까요?






사연 많은 인생, 크레토스. 이 사나운 표정이 어쩐지 더 쓸쓸하고 가여워 보입니다



 

영웅은 태어나는 게 아니라 만들어지는 거예요(Heroes aren’t born. They’re made).”



, 이제 여러분은 뭐라고 답하시겠어요? 크레토스의 가여운 인생 여정을 살펴보니, 전 아무래도 후자 쪽으로 기울어진 것 같아요. 영웅은 자신의 의도와는 상관없이 만들어지기도 한다고요.



외모와는 달리 알고 보면 딱한 남자 크레토스에게 많은 관심과 애정이 생겨났다면 오늘의 포스팅은 성공

다음 번엔 더 재미있는 이야기와 함께 찾아올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