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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게임 참견

[포토에세이] 아름다운 동화 RPG - 차일드 오브 라이트

 

 

 

 

(이번 포토에세이는 RPG게임을 좋아하는 뽀꼬빠가 작성했습니다.)

요즘 게임 참 어렵지요? 콘솔 게임기의 사양이 높아짐에 따라 게임은 점점 복잡해져 왔습니다. 3D 그래픽은 기본에 복잡한 조작과 다양한 메뉴 등등. 그로 인하여 어렸을 때부터 즐겁게 하던 게임 시리즈 역시 어느새 게임성이 예전과는 많이 달라짐을 느낍니다.

 

하지만 여기에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할 수 있는 게임이 있습니다. 너무 단순하지도 않고, 복잡하지도 않습니다. 너무 쉽지도 않고 너무 어렵지도 않습니다. 익숙한 JRPG 시스템에 약간의 새로움을 추가한 오소독스한 구성, 마치 수채화로 그린 듯한 아름다운 그래픽과 멋진 음악으로 중무장한 게임이 유비소프트에서 나왔기 때문이지요. 바로 '차일드 오브 라이트'입니다. 이름부터 라이트입니다.

 

 

어린 시절에 읽은 동화들을 떠올려봅니다. 백설공주, 신데렐라, 잠자는 숲 속의 미녀...

공주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동화는 참 많지요. 공주는 역경을 견딘 끝에 나중에 왕자님과 행복하게 살게 됩니다.

 

게임 '차일드 오브 라이트'는 그런 동화를 모티브로 한 게임입니다. 레무리아 왕국 공작의 딸 '오로라'가 이야기의 주인공.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인 공작이 새로운 아내를 맞이한 부활제의 성 금요일 밤, 오로라는 죽어버리고 맙니다. 그리고 눈을 뜬 곳은 어느 낯선 장소...

이 게임에는 모든 것을 해결해줄 왕자님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오로라의 운명은 오로라 스스로가 개척해 나아가야 하지요.

 

오로라가 죽은 뒤 눈을 뜬 곳은 어느 어둡고 낯선 숲 속. 오로라는 겁에 질려 무서워하면서 길을 나서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말하는 반딧불, '이그니큘러스'를 만나게 되지요. 이그니큘러스는 빛을 환하게 밝힐 수 있습니다. 이 이그니큘러스를 이용한 빛의 조작이 다른 RPG와 다른 가장 큰 특징입니다.

 

이그니큘러스는 빛의 엘리멘탈입니다. 물방울과 같은 모양에 눈과 입만 있는 귀여운 모습이 드래곤 퀘스트의 슬라임을 떠오르게 합니다. 차일드 오브 라이트 PS3™/PS4™ 디럭스 에디션에는 이그니큘러스 열쇠고리가 들어있어서 꽤 갖고 싶었는데 애석하게도 구할 수 없었습니다.

 

 사진은 집에 있던 슬라임. 이그니큘러스가 아닙니다. 

 

딸아이는 이그니큘러스를 보더니 이 녀석을 가리키더군요. ^^ 눈코입 달린 물방울 모양이다 보니 확실히 비슷하긴 하지만, 캐릭터성이 완전히 다르지요. 하지만 게임의 마스코트라고 해야 할까요? 존재감이 있는 건 마찬가지!

게임 내에서 이그니큘러스를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게임을 더욱더 재미있게 즐길 수가 있답니다.

 

 

'차일드 오브 라이트'를 보며 가장 먼저 드는 생각은 '아름답다'는 것입니다. 모든 장면 하나하나가 한 폭의 수채화 같습니다. 저의 경우엔 3D보다 2D를 좋아하고, 사실감 넘치는 그래픽보단 그림 같은 그래픽을 선호하는 편입니다. 이런 저에게 '차일드 오브 라이트'는 한 줄기 빛이었지요. '차일드 오브 라이트'는 그런 손으로 그린 것 같은 그래픽이 눈을 즐겁게 합니다.

 

오로라가 날아갈 때 휘날리는 머리카락, 바람에 따른 오로라와 배경 오브제의 흔들림, 폭포, , 수정, 용암 등등 보고만 있어도 예쁘다고 느껴지는 그래픽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제작은 3D로 만들었지만, 그것이 마치 그림과 같이 아름다운 2D를 표현하기 위한 것이라니 아이러니하기도 하고 기발하기도 합니다.

 

2D 액션게임과 같은 필드 화면에서 적과 부딪히면 전투 화면으로 넘어갑니다. 적의 공격에 먼저 닿으면 선제공격을 당하고, 역으로 적의 뒤를 치면 이쪽이 선제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전투는 전통적인 JRPG 전투 시스템에 액티브 배틀을 도입하여 긴박감을 더해줍니다. 빛의 엘리멘탈 '이그니큘러스' 및 캐릭터별 특수능력을 활용하여 '턴의 속도'를 조절하며 싸울 수 있다는 것이 특이합니다.

 

 

보스전은 역시 일반 전투보다는 조금 어렵습니다. 적의 공격에 맞으면 이쪽의 턴이 취소될 수도 있기 때문에 일단 보스와 함께 등장하는 졸개들부터 하나하나 처치해두는 것이 중요하지요. 매 보스전마다 제법 긴장하며 플레이하긴 했지만 역시 최종 보스전이 가장 어려웠습니다.

 

 

처음엔 나약한 어린 소녀에 불과하던 오로라는 게임을 진행하며 든든한 동료들과 함께 용기와 인덕이 생깁니다. 평범한 소녀가 '여왕'의 자격에 걸맞는 여성으로 성장해 나아가지요. 언니 '노라'를 만난 뒤 원래의 세계로 돌아갈 수 있는 '마법의 거울'을 향합니다. 과연 오로라는 원래 세계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자세한 이야기는 역시 직접 플레이하는 것이 최고!

 

이 게임은 기본 영어지만 일본어도 지원합니다. 저처럼 JRPG를 하며 자라와서 영어보다 일본어가 익숙한 사람은 시스템 설정을 일본어로 바꾸고 플레이하면 됩니다. 게임 전체의 스토리 및 게임 진행 도중 틈틈이 나오는 캐릭터 간의 소소한 대화들도 제대로 즐길 수 있으니 훨씬 재밌더군요.

 

엔딩을 본 이후에도 미처 해결하지 못한 서브퀘스트들을 플레이할 수 있고, 처음부터 플레이하면 능력치와 아이템을 계승한 2주차 플레이가 가능하다는 점도 마음에 들었습니다. 모든 캐릭터의 스킬을 100% 찍고 그 다양한 능력들을 활용해보고 싶다면 역시 2주차를 해보면 됩니다 

 

참고로 이 게임의 특제 포스터는 아마노 요시타카 화백이 그렸습니다. 아마노 요시타카 하면 그 옛날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일러스트레이터로 유명했고, 현재도 파이널 판타지 시리즈의 이미지 일러스트와 로고 일러스트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그 기괴하면서도 환상적인, 또한 어두운 느낌 가득한 그림은 어린 시절 저에게 동경의 대상이었지요. 파이널 판타지를 비롯하여 옛날 JRPG를 좋아하던 저에게 '차일드 오브 라이트'가 묘한 기시감과 그리움을 불러일으킨 상황에서 아마노 요시타카의 특제 일러스트는 더더욱 반가웠습니다.

 

 

 

마치 영화와 같은 대작이 많이 쏟아져나오는 세상입니다. 하지만 저처럼 3D에 약하고 복잡한 시스템에 약하며 게임을 좋아하지만 진입 장벽 높은 명작 시리즈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 힘든 사람들도 많을 것입니다. 이런 게이머들에게 '차일드 오브 라이트''이거다!' 싶은 게임이었습니다. 어렸을 때 좋아하던 게임들의 '재미있던 점'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었으니까요.

 

'차일드 오브 라이트'는 상당히 오소독스한 게임입니다. 스토리는 다양한 동화에서 모티브를 따왔고, 필드화면에선 전통적인 액션 게임, 전투화면에선 전통적인 JRPG 스타일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지만 전통적인 것이 결코 나쁜 것이 아닙니다. 요즘 와서는 이런 게임이 오히려 반갑기까지 하지요. '차일드 오브 라이트'는 옛 게임을 좋아하는 세대와 새로운 게임을 원하는 세대 모두에게 어필할만한 요소를 갖추고 있습니다. 그리움과 신선함을 함께 느낄 수 있는 명작 RPG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