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Station®Vita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 출시로 엿보는 이 게임의 역사

8년 전 북미 게이머를 열광하게 한 액션 게임이 출시됐습니다. 네. 바로 닌자가이덴입니다.

이 게임은 고전 아케이드 게임이자 짜증나는 난이도로 악명이 높은 닌자용검전에서 이어진 신작입니다. 아마 목 감아 던지기를 생각하면 무슨 게임인지 잘 아실 겁니다. 1988년 아케이드로 나온 닌자용검전은 닌자 ‘류 하야부사’를 전면에 내세운 일명 ‘더블 드래곤’ 스타일의 액션 게임이죠.

당시 이 게임은 무기와 몇몇 기술로 승부하는 액션 게임들과 달리 주변 사물을 활용하고 타격 잡기나 무기 액션, 그리고 스테이지의 다양한 사물을 파손 시킬 수 있는 재미까지 더해져 오랜 시간 인기를 끌었죠. 특히 게임 오버 시에 보여주는 톱날 처형 장면은 동심(?)에 큰 상처를 줬습니다.

▶ 미국으로 건너간 류.. 설마 그 배를 타고 간 거야?

▶ 동심에 큰 상처를 준 장면. 누구의 아이디어인가?

닌자용검전은 동양보다는 서양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처음부터 이 게임은 철저하게 북미를 겨냥했고 스테이지 오프닝부터 마지막 엔딩까지 북미 스타일에 철저하게 녹아 든 닌자의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이는 북미 내 닌자 열풍을 주도하는 계기 중 하나가 될 정도였습니다.

재미있는 점은 이 게임이 콘솔로 이식되면서부터 하나의 코드를 만들어버리게 됩니다. 당시 패미컴으로 이식된 이 게임은 특이하게도 닌자용검전이라는 이름만 따고 완전히 다른 게임으로 탄생하게 됩니다. 횡스크롤 기반의 액션 스타일은 그대로 인데 반해 엄청난 난이도와 함께 과거와 현재가 하나가 된 독특한 세계관을 내밀죠. 그리고 점프와 벽 타기 등 색다른 액션도 선보입니다.

▶ 닌자용검전입니다. 도트가 눈에 확 들어오는군요.

▶ 지금과는 너무 다르죠?

당시 이 게임 패키지에는 ‘당신의 인생을 건 싸움’이라는 문구가 있었습니다. 처음엔 ‘왠 드립?’ 이렇게 봤지만 게임을 실행하고 10분이 지나면 무슨 뜻인지 한 번에 알게 되죠. 아케이드 버전과 완전히 다른 게임이지만 정말 대단한 난이도는 지금도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화제가 될 정도입니다. 저도 고전 게임을 전부 해봤지만 닌자용검전 시리즈는 정말 패드를 던지게 만들죠.

이 게임은 엄청난 난이도와 독특한 재미요소로 테크모의 간판 타이틀이 됩니다. 이후 북미명으로 닌자가이덴이 되고 현재의 게임 시리즈가 가진 토대를 마련합니다. ‘닌자가이덴2: 더 다크 스워드 오브 카오스’는 류의 여자친구인 아이린의 영혼이 혼돈의 지역으로 끌려간 후 이를 구하기 위해 싸운다는 내용을 다루죠. 이는 향후 여러 시리즈에 영향을 줍니다.

3편은 더욱 심오한 스토리 설정과 주요 인물들의 복귀, 그리고 클론 닌자들의 등장이라는 요소가 더해져 큰 인기를 끕니다. 시리즈 전체 중에서도 최고로 평가되는 난이도와 용검을 성장 시킬 수 있는 요소, 후속작에 대한 욕심을 버린 뒤가 없는 엔딩까지 더해지면서 이 시리즈는 타 게임기 이식 정도만 이어지고 결국 명맥이 끊어지게 됩니다.

▶ 닌자용검전2와 닌자용검전3입니다. 살인적인 난이도를 자랑합니다.

▶ 결국 이 게임까지 그 살벌한 난이도가 연결됩니다.

결국 테크모는 이 게임의 라이선스를 활용하는 형태 정도로만 게임을 유지하게 되죠. 닌자가이덴3 이후에도 몇 편의 시리즈가 나오지만 스핀 오프 또는 외전 격의 게임이라 큰 반응도 얻지 못하고 시장 내에서 사장돼 버립니다. 이 게임 시리즈를 유지해온 세가는 결국 1992년 닌자가이덴을 포기하면서 류 하야부사의 힘든 여정은 완전히 막을 내리게 되죠.

테크모는 닌자가이덴3 이후 ‘데드 오어 얼라이브’ 시리즈를 선보이게 됩니다.

▶ 아야네를 시원하게 걷어차는 카스미!

▶ 이분이.. 그 유명하신 팀닌자의 수장 ‘이타가키 토모노부’입니다.

개발의 주역은 바로 ‘팀 닌자’로, 이 집단은 닌자가이덴 시리즈를 위해 만들어진 일종의 프로젝트 팀이었죠. 그리고 여기의 총괄 프로그래머에게 칼 자루를 주게 됩니다. 그가 우리에게도 친숙한 ‘이타가키 토모노부’였습니다.

이 일은 테크모가 서양 시장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두는 계기의 시작이자 큰 대립의 포석으로 연결됩니다. 이타가키는 무서울 정도로 선견지명이 있었고 이는 테크모의 원동력으로 작용, 서양 게임 시장 장악이라는 대단한 결과로 이어집니다. 그리고 버추어 파이터, 철권에 이은 또 하나의 걸출한 격투 게임의 탄생이라는 멋진 이야기도 나오죠.

▶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서양에서 정말 큰 성공을 거둡니다.

▶ 그리고 이는 현재의 닌자가이덴 시리즈 부활의 원동력이 됩니다.

당시 이타가키는 흔히 '목숨'을 거는 일종의 무사 같은 스타일이었습니다. 그는 버추어 파이터를 능가하는 게임을 선보이겠다고 단언했고 테크모는 그에게 사운을 건 도박을 시도하죠. 1996년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당시 나온 버추어 파이터2와 경쟁하게 되고 전혀 밀리지 않는 대단한 결과를 이끌어내며 그 동안 격투게임이 가진 고정관념을 무너뜨리게 됩니다.

흔히 공격과 방어라는 2가지 형태를 공격-방어-회피-반격이라는 4자리 형태로 파생 시켰고 링아웃 개념 대신 데인저 존 기능과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공중 콤보, 그리고 연속 커맨드 입력이라는 색다른 연계 기술 등을 더해 종전에는 없는 격투 게임이 된 것이죠.

▶ 남정네보다 여성 캐릭터 복장이 더 중요한 게임..

▶ 히토미의 가세로 여성 캐릭터의 인기는 하늘을 찌르게 됩니다.

물론 이 게임의 성공에는 카스미를 비롯해 아야네 등 한 몸매 하시는 미인 격투가들의 등장이라는 점도 있지만 격투 게임 자체만으로도 완성도는 절대 떨어지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여기에 잠시 잊혀졌던 인물이 있었습니다. 여성 닌자들 사이에 묻혀 초반에는 다소 인기를 얻지 못했지만 고전 팬들에게는 친숙한 류 하야부사가 캐릭터 선택 라인업에 있었던 것이죠.

이타가키는 그의 멘토이자 닌자가이덴 성공 주역의 한 명인 이노세 요시아키 게임 디자이너와 손잡고 류 하야부사를 격투 게임 내에 부활 시켰고 이는 시리즈가 지속될수록 더 큰 주목을 받게 되는 계기가 됩니다. 당시 류 하야부사를 넣지 않았다면 오늘 소개하려는, (그러나 본 게임 설명보다 다른 이야기가 더 길어진)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는 나오지 못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네요.

▶ 류 하야부사가 다시 돌아왔습니다!

▶ 아야네가 등장해 두 게임의 연계성도 OK!

재미있는 점은 이타가키와 이노세가 또 하나의 공통적인 생각을 했다는 것이죠. 그들은 오랜 시간 추억에만 있던 류 하야부사를 완전히 부활 시킬 프로젝트를 생각해 냅니다. 그렇죠. 바로 닌자가이덴입니다. 원작의 시리즈가 아닌 완전히 새로워진 이야기를 가진 신작이었습니다. 3인칭 시점에서 벌어지는 액션과 공간감을 최대한 살린 이동 방법, 그리고 더욱 탄탄해진 스토리를 가진 완전한 신작 닌자가이덴이 탄생하게 된 것입니다.

마지막 시리즈가 나온 지 8년의 시간이 흘러 나온 닌자가이덴은 엄청난 결과를 내게 됩니다. 소름 끼칠 정도로 완벽한 재현, 그리고 특유의 지옥 같은 난이도, 그리고 엄청난 퀄리티의 그래픽을 자랑하는 외형은 고전 팬들에게 엄청난 호평을 이끌어내며, 테크모를 다시 대표 게임사로 발돋움 시키게 합니다.

▶ 정말 지옥이 뭔지 보여주는 닌자가이덴

▶ 덕분에 류 하야부사는 오자마자 죽도록 고생하는군요.

이타가키는 데드 오어 얼라이브의 주연 중 한 명인 아야네를 닌자가이덴에 등장 시키는 등 시리즈가 이야기를 공유하는 형태로 해당 시리즈의 이야기를 이끌어갑니다. 여기에 원작이 가졌던 특징인 무모할 정도의 난이도를 더해 시리즈 연계성을 이어나가죠. 물론 이는 테크모 전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이타가키의 굳은 신념이 만든 결과입니다.

2002년 첫 공식 발표 이후 닌자가이덴 프로젝트는 급물살을 타게 되고 서양 게이머들의 호평 속에 새로운 류 하야부사가 모습을 드러내게 됩니다. 2004년 3월에 나온 닌자가이덴은 어떤 대작 액션 게임보다 대단하다는 호평과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습니다.

▶ 이제는 별 신기한 존재들과 다 싸우는 류.

▶ 촉수물까지 등장.. 슈퍼닌자의 길은 멀고도 험합니다.

정확하게는 전작에서 13년만에 모습을 드러낸 이 게임은 ‘가혹하면서도 아름다운 난이도’라는 외신의 평가와 함께 새로운 액션 프랜차이즈의 탄생을 알리게 되죠. 당시 데드 오어 얼라이브는 3편을 출시하고 있었고 스핀 오프 게임인 데드 오어 얼라이브 익스트림 비치 발리볼 게임이 나와 많은 남성 팬들을 두근거리게 만들고 있었습니다.

닌자가이덴 1편은 새로운 시리즈가 추구하는 방향성을 완벽하게 잡은 신작이었죠. 누구나 손쉽게 적응할 수 있는 쉬운 조작을 가지고 있었지만 절대 방심할 수 없는 적과의 전투는 이타가키 특유의 고집과 장인정신을 느낄 수 있는 부분입니다. 대부분 게임 속 적들은 주인공에게 격파 당하기 위해 나오지만 이 게임 속의 적들은 주인공을 죽이기 위해 움직이죠.

▶ 지금 생각해보면 왜 저런 것과 싸우고 있는지 몰랐군요.

▶ 물론 알고 보면 다(?) 그런 것 입니다.

게임을 조금만 하다 보면 이 게임의 적들이 류 하야부사에게 엄청난 살의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덕분에 게임은 방심하면 순식간에 황천길 가는 닌자용검전, 닌자가이덴 시리즈의 특징을 너무나도 완벽하게 살려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 이 게임 엔딩을 보기 위해 인생을 건 사투를 펼친 분들도 꽤 많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남이 보기엔 너무 완벽했던 이 게임이 이타가키에는 다소 부족해 보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는 2005년 새로운 무기와 액션, 임무를 추가한 완전판 닌자가이덴 블랙을 선보이게 되죠. 재미있는 점은 이 게임 속에는 조금 쉬워진 난이도가 등장하는데 이 모드를 선택하면 조금 쉽게 게임을 진행할 수 있지만 게임 속에서 조연으로 나온 아야네에게 엄청난 핀잔과 조롱을 듣게 된다는 점입니다. 잘 해놓고도 찝찝한 기분을 느끼게 해주죠.

▶ 남에게 못된 이야기하다 카스미한테 당한 아야네..(거짓말이에요)

▶ PS Vita로 되살아난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에겐 그녀가 있습니다!

그리고 2007년 PlayStation®3로 닌자가이덴 시그마가 나오게 됩니다. 팀 닌자의 주니어 팀이 만든 이 게임은 하야시 요스케라는 새로운 프로듀서의 손을 거친 개량 이식판입니다. 전체적인 난이도를 조금 낮췄고 새로운 무기와 인물, 도전 과제 등이 더해져 차세대 게임기로 만나는 색다른 쾌감을 안겨줍니다.

시그마 시리즈의 등장은 결국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로까지 연결되죠. 2009년 11월 닌자가이덴 시그마2가 나오게 되고 2012년 2월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가 PlayStation®Vita로 나왔고, 3월에는 시리즈의 세 번째이자, 시그마 시리즈를 이끈 하야시 요스케 프로듀서의 신작이자 정식 넘버링 게임 닌자가이덴3가 나오게 됩니다. 세대교체가 시작된 것입니다.

▶ 도끼 여신 레이첼은 단독 미션이 존재하기 때문에 꼭 해봐야 합니다.

▶ 류 역시 다양한 신무기로 적들을 요리합니다.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에 대한 이야기로 긴 이야기를 마무리해야겠군요. 닌자가이덴 시그마 플러스는 PlayStation®3로 나온 닌자가이덴 시그마에 새로운 요소를 더해 PlayStation®Vita로 선보인 이식 게임입니다.

이 게임은 전작보다 더욱 쉬워진 '히어로 모드'를 도입했고 PS Vita가 가진 터치 조작을 이용한 새로운 요소를 도입했습니다. 하드코어 모드인 '시노비의 길'부터 새로운 장비와 코스튬 등이 더해져 볼륨에서도 변화가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이식작다운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면서 PlayStation®Vita로 이정도 수준의 게임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고도 볼 수 있겠네요.

▶ 넵. 복날 강아지 맞듯.. 류 하야부사도 얻어터지기 일수입니다.

▶ 히어로 모드에서는 얻어 터질 일이 조금 적습니다.

게임 속에는 레이첼과 아야네, 모미지 등 3명의 여신을 활용한 미션도 존재하고, 후면 터치를 이용해 인법을 강화하는 요소도 독특합니다. 볼륨면에서는 정말 즐겁게 즐길 수 있는 내용들이 가득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만 이식작이라는 점은 분명히 해야겠죠. PS Vita로 닌자가이덴을 만날 수 있다는 점은 매력적이지만 어쨌든 신작이 아닌 이식작이라는 점은 아쉬운 요소죠. 다음에는 PlayStation®Vita로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나오길 기대해봐야겠군요.

▶ 헬기 정도는 그냥 맞짱 뜨는 슈퍼닌자 류 하야부사

닌자가이덴3도 나왔지만 류 하야부사가 나올 신작이 PlayStation®3로 출시 준비 중입니다. 네. 바로 데드 오어 얼라이브5가 그것이죠. 상징성이 강한 그는 이 게임의 첫 공개에서 데모 영상에 등장하는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것만으로도 류 하야부사가 테크모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어느 정도인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닌자 액션의 새로움을 추구하는 그의 행보를 조심스럽게 기다려봅니다. 어서 와줘요. 류 하야부사!

▶ 류 하야부사, 그녀들과 함께 오시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