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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그라운드 리뷰

황제란 칭호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조건


황제란 칭호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조건


중국 역사를 통일한... 가장 황제다운 위엄을 보여주었던 진나라의 시황제.... 이후 역사 속에 그리고 과거, 현재를 사는 우리들에게는 여러 황제가 있어왔습니다. 특히나 한 시대를 풍미하며 영웅시되는 이들의 파급력은 실로 대단했는데요. 아니, 한번 더 생각을 해보면 시대를 풍미한 주인공들은 많았지만 실제로 황제라 불렸던 자들은 별로 없고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그렇다면 도대체 어떤 이들에게 황제라는 칭호가 부여되는 것일까요? 오늘은 황제란 칭호를 얻기 위해 필요한 3가지 조건에 대해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축구황제 펠레


본명은 에드송 아란치스 두 나시멘투로 우리에게는 펠레라는 이름으로 더욱 알려져 있으며  키는 173cm로 그렇게 크지는 않지만 1956 년 산토스에 입단해서 포워드로서 통산 1363경기에 1281골 기록 92회의 해트트릭 기록을 가지고 있는 축구의 전설적인 인물이 되어버린 사내입니다. 요즘에는 펠레의 저주(?)로 더 유명한 분인데요.^^; 우리에게는 그가 예상한 경기승패는 무조건 틀린다는 다소 불명예스러운 인식이 있지만 과거 그의 전적은 실로 기록적인 레코드가 아닐 수 없습니다. 그가 기록한 가장 인상적인 골 중 하나는 공이 바닥에 안 닿고(공중플레이) 대략 5번 트래핑한 후 발리슛으로 펠레의 명성을 높혔던 골입니다.

 
[축구황제를 막기위해 달려드는 선수들과 그의 발리슛 모습]

최근의 수상 경력 중 가장 영광스러운 수상은 1999년 세계올림픽위원회(IOC)가 뽑은 '20세기 최고의 운동선수'에 선정된 것인데요.(수십년이 지난 지금 모든 스포츠 종목을 통틀어서 받는 상이니 그야말로 한 시대를 풍미한 사람만이 받을 수 있는 상이겠죠?^^) 현재 그는 브라질 자국 내에서 축구 영웅의 위상을 가지고 있으며 공식적으로 브라질 정부에 의해 국보(national treasure)로 지정되어 있습니다. 국보급 선수라는 말은 많이 들어봤는데 이 분은 실제로 국보로 지정이 되신 분이네요.-.,-;ㅋ1970년 FIFA 월드컵 결승전에서 펠레를 마크했던 이탈리아 대표팀 수비수 Tarcisio Burgnich은 말했습니다. “난 게임이 시작하기 전에 생각했다. ‘그도 다른 사람들처럼 뼈와 가죽으로 된 사람일 뿐이다.’ 그런데, 내 생각이 틀렸더라.”

1. 전쟁을 멈출 수 있을 정도의 스타성

1966년 대회에서 자신을 향한 유럽 선수들의 거친 태클과 반칙은 이미 도를 넘어섰고 부상을 당한 펠레는 '두 번 다시 월드컵에 참가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며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서는 선택을 했습니다. 만약 펠레가 자신이 내린 결정을 변덕스럽게 번복하지 않았다면 역대 최고의 선수 '황제'라는 칭호는 절대로 주어지지 않았을 것이예요. 국민들의 계속되는 대표팀 복귀 운동에 떠밀려 대표팀으로 복귀한 펠레는 1970년 월드컵에 참가했고 이 대회에서 MVP 및 우승을 동시에 차지하며 축구 역사의 한 페이지를 새롭게 썼습니다. 펠레에 관한 유명한 일화로는 1970년 나이지리아 비아프라 전쟁 당시, 양측 당사자들은 라고스에서 열린 펠레의 시범 경기를 관전하기 위해서 48시간의 휴전에 합의했다 합니다. 실로 전쟁을 멈출수있는 능력과 스타성을 가진 축구선수였던것이죠.^^ 콜롬비아에서는 펠레가 심판에 항거했다는 이유로 퇴장을 당하자 관중들이 운동장으로 쏟아져 나와 주심이 경찰에 보호를 받아야 했고, 부심을 주심으로 임명하여 펠레를 다시 경기에 투입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습니다.


농구황제 마이클 조던

제가 초등학교 시절이던.. 90년대 중반, 몇 안되는 카드전문점을 일주일에 한번씩 찾아가서 그 주의 시세를 살펴보고 NBA 카드를 뽑곤 했습니다. 정말 수많은 종류의 카드가 있었고 브랜드별로 가격도 천차만별이었죠. 만일 마이클 조던이 들어있는 카드를 뽑았다면 그 사람은 일주일 내내 친구들에게 시달려야 했습니다. 조금이라도 시세가 오르기 전에 사려는 야심가(?) 들 때문이었죠.^^ 제가 본 친구의 최고액은 120달러짜리 조던카드였습니다. 그 친구는 파일 철에 끼워넣어 보기 좋게 관리하고 있었고 지금까지 그것을 갖고 있다면 꽤나 희귀한 물건이 되었을 것입니다. 지금은 오프라인 매장이 전국적으로 거의 없거든요. 

이처럼 카드 한장만으로 우리를 설레게 했던 마이클 조던의 본명은  Michael Jeffrey Jordan으로 우리에겐 에어 조던(Air Jordan)으로 유명합니다. 1983 년 드레프트를 통해 시카고 불스 입단한 이후 2003년 현역은퇴 전까지 2번의 은퇴를 하였지만 잠시간의 외도생활을 가진 후 복귀했죠.  99년 1월 13일, 그의 등번호 23번이 영구 결번으로 지정되는 등 NBA역사를 통틀어 가장 화려한 기록을 가지고 있고 NBA 60년간을 통틀어 가장 유명하고 가장 존경받는 인물로 일컬어지고 있습니다. 그의 등번호 23번에 관한 일화도 있는데요. 어린 시절 중고교 농구팀에서 뛰던 자신의 형 래리 조던의 반만큼만 농구를 잘하고 싶어했다던 마이클 조던. 그래서 그의 등번호를 래리 조던의 등번호 45번의 절반인 23번으로 한 사실은 매우 유명합니다. 

 

80년대 데뷔한 조단은 슈팅가드치고는 엄청난 198cm키에 어마어마한 탄력을 바탕으로 항상 상대 수비수보다 우위를 점할 수 있었습니다. (신이 내린 가장 완벽한 몸매와 공중에서의 완벽한 신체 밸런스 유지 능력 또한 그의 공격력을 배가시킨 요인이죠.^^) 하지만 조단이 농구황제라고까지 불리게 된 것은 이러한 육체적 강인함과 함께 강한 정신력이 뒷받침 됐기 때문입니다.

2. 반드시 이기고야 말겠다는 강한 승부욕

조던은 왼쪽으로 돌파하는 것을 즐겼는데, 97년도 인디애나 페이서스의 스카우팅 리포트에 따르면 "왼쪽, 오른쪽 상관없이 수비를 제칠 수 있겠지만 왼쪽으로 돌파하는 것을 상대적으로 선호하기 때문에 그를 불쾌하게 하기 위해서는 오른쪽으로 돌파하도록 강요하는 것이 필요하다" 라고 말했습니다. 친구와의 사소한 내기에도 기필코 이기려고 하는 그의 승부욕이 프로가 되었을 때에는 이겨야 하는 경기는 꼭 이기고야 마는 결과물로 나타나게 됐습니다. 같은 시기에 플레이한 '먹시' 보그스가 "내 생각에 조던은 농구 역사상 최고의 선수다. 조던만큼 정신적으로 강인한 사람을 만나본 적이 없다" 라고 했을 만큼 승부욕과 정신적인 강인함은 조던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들었습니다.



스타크래프트
테란의 황제 임요환

최근에 황제라고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선수가 바로 테란의 황제 임요환 선수인데요. 지금은 10년도 훌쩍 더 된 게임 스타크래프트...'게임'과 '경기'를 구분할 수 없고 아무도 게임의 승패를 기록할 이유를 느끼지 못하던 때에 그 때부터 그가 있었습니다. 사실 황제 임요환이 E-Sport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을 것입니다. 분명 임요환이 등장하기 이전에도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존재했고 여러 대회들이 성행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하지만 분명한 건 그는 최초는 아니었지만 '최초의 사람들'과 승부를 겨루었고 지금의 E-Sport 시장을 만든 장본인이라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렇게 불리기 시작한 이래 이 '세계'에 그는 언제나 이미 '있었던' 전설과 같은 사람입니다. 지금은 임요환보다 스타크래프트를 잘하는 어린 선수들이 많이 등장했지만, 아니 이제는 이기는 날이 손에 꼽을 정도가 됐지만 그래도 그가 지금까지 테란의 황제로 불릴 수 있는 것은 바로 포기하지 않고 끝없이 도전하는 불굴의 도전정신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2004년, 모두가 이제 임요환의 시대는 끝났다고 말하며 포스트 임요환을 찾는데 혈안이 되어 있을 때 그는 매 경기 진검승부를 펼치며 EVER 스타리그 결승에 진출합니다. 당시 아무도 이기지 못하는 괴물... 자신의 제자 최연성을 만나 3:2로 아쉽게 패하고 눈물을 보이고 맙니다. 이듬해 또 다시 올라간 So1 스타리그 결승에서도 사신 오영종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고 말았죠. 사실 그는 보여주지 못했습니다. 예전처럼 최정상에 우뚝 서 있는 황제의 모습을 말이죠. 하지만 우리는 그가 왜 황제인지.. 황제가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가 무엇이었는지 확실히 알았습니다.

[우승한 후배 오영종을 축하하는 황제 임요환과 4대 본좌라 불리우는 선수들의 모습] 


3.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도전정신

심지어 스타크래프트 최고수 홍진호와 이윤열이 등장할 때도 그는 이미 베테랑이었습니다. 한번도 노장이 아니었던 적이 없고 다른 어느 스포츠보다 빠르게 시간이 흘러가는 이 판에서 흔치 않은 옛 시절의 흔적 또한 그였습니다. 그렇기에 지난 10년동안 그가 싸워야 했던 건 천재테란 이윤열, 괴물 최연성, 본좌 마재윤, 그리고 택뱅리쌍 등의 현존 최강자들이었죠. 모두들 그 포스에 힘에 밀려 E-sport계를 떠났지만 그는 항상 사라져가는 사람들의 뒤에 남았고 항상 새롭게 나타나는 사람들의 앞에 서 있었습니다. 그렇게 그는 20대로서의 10년을 이 세계에 바쳤고 최초의, 최후에 반역하는 황제가 되기 위해 지금도 포기하지 않고 도전하고 있습니다. 며칠 전 스타크래프트2로 전향을 발표한 임요환선수가 Gsl 64강 본선진출에 성공했다는 기쁜소식을 들었습니다. 그의 끝없는 도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PlayStation® 소프트웨어로 나온 게임 중에 황제란 칭호에 어울리는 선수는 누가 있을까요? 저는 철권의 '무릎' 배재민 선수가 아닐까 생각해봅니다. 철권은 1995년, 그러니까 무려 15년 전에 처음 세상에 나와 현재 6번째 시리즈인 철권 6 BR(Blood Rebellion)로 식지 않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전통의 격투 게임인데요.
 군대에 다녀왔기 때문에 이제는 힘들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완전히 깨고 무릎 배재민 선수는 전성기적 플레이를 보는 듯한 움직임과 도발 제트어퍼의 힘으로 WCG 한국대표선발전을 우승, Daum배 테켄크래쉬 시즌5 로얄럼블에서 2연패를 달성한 후 지난 10월3일  월드사이버게임즈(World Cyber Games, 이하 WCG) 2010 그랜드파이널 철권6 무적이라는 일본의 아베 아키히로를 3:2로 꺽고 한국에 영광의 첫 금메달을 안겼습니다. 이에 철권팬들은 배재민선수를 '무릎신'이라고까지 부르며 찬양하고 있는데요. 격투기 게임계에서 황제라는 칭호를 가져갈 만한 유력한 후보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 ,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 수영황제 펠프스 등 모든 황제들의 이름을 일일이 언급할 수는 없지만 이들이 황제라는 칭호를 얻기까지는 위에서 언급된 3가지 조건이 있었기에 가능하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물론 자신을 더욱 빛나게 했던 그 시대의 쟁쟁한 라이벌들과 함께 말이죠.^^ PlayStation® 소프트웨어로 나온 게임 속에서도 황제들은 특별한 능력치(?)로 그 위엄을 자랑하는데요. 전성기 시절, 그들의 모습을 떠올리며 향수에 젖을만한 고전 게임들도 참 많습니다.^^ 저는 오늘도 게임을 Play하면서 또 다른 황제의 탄생을 기다려봅니다. 남들과 확실히 달랐던 그들의 모습에 주먹을 불끈쥐며 환호하던 그 시절의 감동을 다시 느껴보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