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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Play:er K 리뷰

스포츠 엔터테인먼트의 진화, PS3™로 만나는 액션 감동 ‘WWE 12’


한때 국내에서도 프로레슬링 열기가 뜨거웠던 적이 있었죠. 세계적인 수준의 스포츠 엔터테인먼트 WWE(월드 레슬링 엔터테인먼트)가 국내 정식으로 방영될 때입니다. 우리말로 듣는 신선한 중계와 친절한 ‘따라 하지 마세요!’라는 경고 문구가 인상적이었습니다.

그러나 이 열풍은 오래 가지 못했죠. 아이들이 그걸 보고 따라 한다고 항의가 들어오면서 특정 장면들은 방송에서 편집되는 상황이 벌어졌고 시간대 역시 심야로 변경되면서 주요 시청자들의 눈에서 벗어나버렸죠. 그리고 K-1과 UFC의 치열한 경쟁도 WWE의 국내 흥행을 막게 됐죠.

▲ 우리의 영광은 어디로…


그러다 보니 덩달아 이를 소재로 한 게임까지 하락세를 타버렸습니다. 물론 게임 팬들 입장에서는 예전의 맛을 버리고 시뮬레이션화 시켜가는 과정 때문에 더 싫어하게 됐지만요. 악재들이 겹치다 보니 이 게임 시리즈가 벌써 이렇게 나왔는데 최근에는 큰 관심을 못 받고 있습니다.

그러던 와중, 얼마 전에 PlayStation®3(PS3™)로 스맥다운 시리즈로 불리던 게임 시리즈의 최신작이 출시됐습니다. 그 동안 ‘스맥다운 대 로우’ 등의 이름으로 유지해온 시리즈가 이름을 바꾼 ‘WWE 12’가 그것입니다.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겠다는 뜻에서 개명을 선택했죠. 

 ▲ 세기의 대결부터 게이머가 원하는 모든 것을 다룬 WWE 12


결론부터 말한다면 그 동안 시리즈가 보여준 실패 사례들을 과감히 버리고 아케이드 성을 대폭 늘려 초심의 재미가 느껴진다는 것입니다.

가장 눈에 띄는 강점은 좀 더 자유도를 높이면서도 아케이드성을 버리지 않은 게임성에 있습니다. 이번 작품은 게이머들이 직접 어떤 것을 만드는 것에 좀 더 주력한 느낌을 준다는 것이지요.

 ▲ 아케이드성이 대폭 살아나 정말 다양한 액션이 가능해졌습니다.


예를 들어 트리플H와 HBK 숀 마이클 둘의 피니시 무브 조합이나 존 시나와 레이 미스터리오의 시그니처 무브, 피니시 조합, 주변 사물의 즉각적인 반응 등을 들 수 있죠. 숀 마이클이 피니시인 스위칭 뮤직을 작렬 시킨 후 흔들거리는 적에게 트리플H의 페디그리를 넣을 수 있습니다.

좀 더 어려운 것으로 하면 레이 미스터리오의 619를 성공 시킨 후 존 시나의 You Can't See Me 시그니처 무브를 넣고 그 후에 619 점핑 프레스를 넣을 수 있죠. 친구들하고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적 한 명에게 반격 할 틈도 안주고 3~4개의 피니시를 연달아 작렬 시키는 것도 됩니다.

▲ 주변 사물에 유기적으로 반응하는 요소로 박진감 넘치는 WWE12


주변 사물들은 전작에서도 있었지만 이번 작에서는 더욱 자연스러워졌습니다. 게임 내 레슬러들의 모든 그래플러 동작은 자신이 원하는 방향으로 던질 수 있습니다. 동작 중에 그쪽 방향으로 레버를 향하고 있으면 됩니다. 그리고 근처에만 떨어져도 사물 데미지가 추가로 나오기 때문에 이걸로 짭짤한 재미를 볼 수 있습니다.

쉽게 설명하면 테이블을 준비해놓은 상태에서 탑로프 스플렉스를 하거나 반대로 그 주변에서 초크 슬램 등을 사용할 때 테이블이 옆에 있으면 그 위로 쉽게 떨어뜨릴 수 있다는 점이죠. 참고로 테이블에 던질 때는 ‘테이블 매치’를 제외한 모든 매치에서는 아주 손쉽게 파괴가 됩니다.

 ▲ 저 상태에서 떨어지면 사다리가 부러지면서 더 큰 데미지를 입게 됩니다.


사다리와 테이블을 조합하거나 사다리, 사다리를 조합해서 지형 지물을 다양하게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올해 레슬매니아에서 벌어진 머니 인 더 뱅크 매치에서 나온 대부분의 행동이 가능하다면 믿을 수 있을까요? 노력이 좀 필요하지만 정말 가능합니다.

공격을 하는 도중이나 상대방에게 그립을 하는 도중 방해할 수 있는 것도 생겼죠. 이건 별 다른 고민 없이 그냥 때리거나 잡으면 되도록 돼 있습니다. 덕분에 좀 더 사실적인 WWE를 즐길 수 있게 됐죠. 물론 트리플 스렛 매치에서 상대방이 피니시를 넣은 후 얍샵하게 빼앗는 방법이 생겨 가끔 당하면 매우 기분이 나쁘지만 그래도 마음에 드는 부분입니다.

 ▲ 반격 이후 큰 공격을 넣는 맛은 매우 좋아졌습니다.


조작은 다시 원점으로 회귀했습니다. 스맥다운5 버전과 흡사하게 된 것이죠. 공격, 잡기, 피니시, 로프 반동 등으로 4개의 버튼이 사용되고 사물 집기나 액션, 반격, 달리기 등으로 나머지 버튼이 쓰입니다. 십자키는 도발이고 왼쪽 아날로그는 이동, 오른쪽은 추가 그립으로 나눠집니다.

이중 눈에 띄는 것이 추가 그립 동작입니다. 게이머가 상대방을 일으켜 세우거나 아니면 돌려 세우거나 누워 있는 상대방을 이리저리 굴릴 수도 있죠. 턴버클에 기대고 있는 선수를 반대로 돌리거나 탑로프에 올릴 수도 있습니다. 아니면 주저 앉히는 것도 됩니다. 해보면 참 많은 동작이 나옵니다. 이 동작은 아날로그 스틱을 좌, 우, 상, 하로만 하면 나옵니다.

 ▲ 특정 부위를 가격하는 기능은 쓰임새에 따라 다양한 결과를 냅니다.


나머지는 길게, 반대로 짧게 누르는 것, 그리고 어느 방향에 따라 인지에 따라 여러 형태로 파생되게 만들었죠. 독특한 것은 예전처럼 위는 머리, 왼쪽은 몸체, 오른쪽은 팔, 아래는 뒤 또는 다리를 공격할 수 있게 한 것이죠. 그래서 억지로 기술을 찾을 필요 없이 특정 부분만 잘 공략하면 순식간에 승리할 수 있게 됩니다. (물론 특정 부위를 계속 공격하면 반격 확률이 높아지니깐 적당히 섞어야 합니다)

하나 추가된 기술은 R1 버튼을 누르고 그립을 하면 그쪽을 심하게 공격하는 것입니다. 이건 쓰임새가 매우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상대방의 머리가 부상 직전이나 다리, 팔 등이 부상 임박일 때 사용하면 몇 배의 데미지를 추가로 입힐 수 있습니다. 이 기술이 성공하면 특정 효과가 나오면서 상대방이 비실비실 거리게 됩니다. 이때 들어가는 해당 부위 기술은 매우 큰 데미지가 나오죠.

▲ 이 장면을 재현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물론 아쉽게도 링은 부서지지 않아요.


서브미션은 버튼 연타로 변경돼 이해를 높였으며, 핀폴은 버튼을 누른 상태에서 특정 타이밍에 떼는 것으로 변경됐습니다. 무식하게 버튼 연타하지 않고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변경된 점이 마음에 드는군요. 나머지는 전작과 흡사합니다.

게임 외적인 부분은 마니아들의 요구사항을 잘 반영했습니다. 거의 모든 매치가 다 들어 있고 70명에 육박하는 선수 층은 이야기를 즐기는 WWE 유니버스 모드를 풍성하게 만들어줍니다. 선수의 모든 것은 자신이 원하는 대로 수정할 수 있고 그들의 단체, 성향, 특수 기술, 연합, 라이벌 등도 몇 번의 조작만으로 손쉽게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것만 잘 조절해도 정말 다양한 게임 플레이를 할 수 있습니다.

 ▲ 이제는 고인이 된 에디 게레로를 여기서는 만날 수 있습니다.


WWE 유니버스는 간소화됐고 진행 자체가 빨라져 눈길을 끕니다. 이곳에서는 그냥 스케줄 흘러가는 방향대로 경험할 수도 있고 자신이 원하는 선수들을 대립 시켜 멋진 스토리를 만드는 것도 됩니다. 예를 들어 브록 레스너로 언더테이커를 반칙으로 이겨버리거나 카운트 아웃으로 잡아내면 이후 대립은 약한 악역과 강한 선역의 구조가 됩니다.

반대로 존 시나를 이용해 선, 악역 구분 없이 모든 경기를 압승하면 라이벌 연합이 구성돼 이길 때마다 여러 명에게 구타 당하거나 1대2, 1대3 핸디캡 매치 등을 치르게 됩니다. 만약 존 시나 팬이라면 이걸 극복하면서 최강자의 위엄을 느껴볼 수 있습니다. (전 랜디 오턴이라..) 이때 반대 악역을 선택해서 반칙 없는 매치로 존 시나를 부상 입히면 몇 주 뒤 복수를 당합니다.

 ▲ 이런 얍삽함으로 승리하면 나중에 핸디캡 매치를 겪을지도 몰라요.


백 스테이지 대결은 대립을 치열하게 만들고 PPV에서 익스트림 룰 매치를 하게 만들고 두 달 이상의 대립을 이어오면 헬 인 어 셀 매치로 마무리를 할 수 있죠. 특정 PPV에 따라 대립 조건이 매우 다양하게 바뀌기 때문에 팬들이라면 정말 재미있게 가지고 놀 수 있습니다.

특히 로얄럼블에서 우승을 한 후 2번의 PPV를 거친 후 레슬매니아에서 타이틀에 도전하는 조건도 그대로 있기 때문에 실제 WWE를 즐기는 듯한 재미를 줍니다.

하지만 로드 투 레슬매니아 모드는 선수 선택이 불가능해졌고 특정 조건을 완수하지 못하면 계속 실패하는 방식으로 되기 때문에 다시 아쉽습니다. 이 모드는 나중에 어떻게 될지 모르지만 그냥 선수 언락을 위해서 해보는 정도로만 만족 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로드 투 레슬매니아에서는 특정 조건 완료라는 요소 때문에 다시 난감합니다.


이번 작품은 여러 가지로 정말 즐길만한 요소가 많습니다. 로딩도 꽤나 짧아졌고 무료로 즐기는 온라인 대전 모드는 꽤나 신선하니 꼭 해보시길 바랍니다. 한층 나아진 게임 성으로 돌아온 WWE 12 강력히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