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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Play:er K 리뷰

아름다운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따뜻하고 순수한RPG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


스튜디오 지브리와 레벨5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PlayStation®3(PS3™)용 RPG게임 ‘니노쿠니: 하얀성회의 여왕’이 해보셨나요?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과 방대한 분량, 그리고 사람들 마음 속에 잊혀져 가던 동심을 자극하는 애절한 이야기를 담은 명작이 국내에도 나온 것이죠.

일본을 대표하는 양사의 만남은 전 세계적으로 큰 화제가 됐습니다. 왜냐하면 쉽게 만날 수 없던 둘의 만남이기도 했으며, 그 동안 게임과는 큰 인연이 없던 지브리가 합작하여 보여줄 새로운 모습 때문이기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니노쿠니’의 가치는 문화의 결합 그 이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 이 두 명의 만남 처럼… 레벨5와 스튜디오 지브리도 만났습니다.


지브리와 레벨5의 만남에 관한 것은 차치하고, 이번 포스팅에서는 RPG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레벨5가 한동안 콘솔 개발 노선을 벗어나 휴대용 게임기에 집중하고 있던 시기에 시작된 이 게임의 개발은 장장 4년에 가까운 시간을 소요하며,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게임은 매우 좋은 느낌으로 완성 되었습니다. 그럼, 이 게임의 어떤 부분이 게이머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걸까요?

 ▲ 한 편의 애니메이션을 보는 듯한 그래픽이 인상적인 ‘니노쿠니’


플레이 해본 느낌은 지브리와 게임의 만남이 성공적이었다는 것과 오랜만에 일본식 RPG의 진가를 보여주는 계기가 될 작품이 탄생했다는 것이었습니다. 왠지 손에 닿을 것 같은 따뜻함을 가진 스튜디오 지브리의 느낌과 애니메이션과 같은 자연스러운 게임 장면의 결합은 거친 요소로 가득한 최근의 게임들과는 정말 다른 맛이 있었습니다.

이 게임은 기계 산업이 발전 하기 시작한 어느 마을에서 시작됩니다. 주인공 올리버는 차량을 만들며 홀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죠. 마을은 밝고 활기찼으며 소년과 어머니의 생활은 순탄했습니다. 어느 늦은 밤 어머니가 잠든 후, 올리버는 친구 마크와 함께 그들이 만든 차량을 시운전하기 위해 몰래 집을 나섭니다.

 ▲ 게임 초반에 만날 수 있는 올리버가 사는 마을 모습. 살아 있는 듯 느낌이 인상 깊습니다.


이 때 정체불명의 소녀가 등장해서 지금 가서는 안 된다며 올리버를 막지만, 올리버와 마크는 이를 무시합니다. 갑작스런 불안감에 잠에선 깬 올리버의 어머니 애리는 사라진 아들을 찾으러 밖으로 나옵니다.

그 때 시운전에 들어간 차량이 바퀴가 빠지면서 마크는 큰 부상을 입고, 올리버는 호수에 빠져버립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등장한 애리가 물에 빠져 허우적대는 올리버를 구하지만, 지병인 심장병이 있던 애리는 심장마비를 일으켜 그만 세상을 떠나고 맙니다. 올리버는 자신의 실수로 인해 어머니를 잃었다고 생각하여 큰 충격을 받습니다.

슬픔에 빠져 있는 올리버 앞에 누군가 나타납니다. 바로 눈물의 요정 ‘시즈쿠’였죠. 그는 올리버가 자신들의 세상 ‘니노쿠니’를 구해주면 엄마를 살릴 수 있다고 합니다. 그렇게 올리버는 엄마를 되찾기 위해 모험을 떠나게 됩니다.

▲ 니노쿠니에서 올리버와 동료가 되는 멜, 자일로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은 전형적인 일본식 RPG입니다. 갑작스럽게 전투가 발생하지만, 전투의 자유도는 높습니다. 또한 마을을 중심으로 여러 가지 이야기가 전개되지만 메인 스토리 이외에도 서브 미션이 가득해 장시간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기본적으로는 대화, 미션, 모험 순으로, 각 파트에는 보스 몬스터가 있습니다. 진행상 이 보스를 쓰러뜨리지 못하면 진행할 수 없습니다. 자신의 레벨이 낮아 쓰러뜨리기 힘이 들 때는 서브 미션들이 도움이 되니 이를 잘 활용하면 시간 낭비 없이 진행할 수 있습니다.

 ▲ 첫 던전… 이곳에서 ‘이마젠’에 대해서 배우게 됩니다.


모험 부분은 특정 던전에서 펼쳐집니다. 던전에서는 숨겨진 요소부터 이야기 진행에 필요한 여러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주인공 올리버와 동료들의 성장 그리고 전투에서 제일 중요한 ‘이마젠’을 만날 수 있기도 하죠. 이마젠은 몬스터이기도 하지만 게임 속에서 만날 수 있는 동료이기도 합니다.

이 점이 이 게임의 백미라고 할 수 있습니다. 게이머들은 이마젠을 모으고 성장 시켜 많은 난관을 해결해야 합니다. 이마젠은 전투부터 보조까지 여러 부분에서 도움이 됩니다. 물론 올리버가 직접 전투에 나설 수도 있고 멜이나 자일로를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이마젠을 이용하면 보다 쉽게 전투를 완수할 수 있죠.

 ▲ 전투는 턴 방식과 실시간 전투가 결합되어 흥미진진!!


진행에 따라 이마젠을 꼭 사용하거나 반대로 올리버와 동료로 싸워야 할 경우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전투의 난이도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기 때문에 1시간 정도 플레이 해보면 금방 익숙해 질 것입니다. 처음 보면 복잡해 보이지만 기본적으로는 커맨드 입력 방식이기 때문에 익숙해지면 빠르게 진행할 수 있습니다.

이마젠은 게임 내의 몬스터에게 동료 멜의 특기인 ‘동료의 노래를 부르면 아군으로 만들 수 있죠. 멜을 파티를 맺기 전까지는 특정 이벤트가 아니면 만날 수 없지만 멜이 들어온 이후에는 동료 만들기에 주력할 수 있습니다. 육성 방법이나 공격 특기 등이 몬스터마다 다르니 가능하면 많은 이마젠을 동료로 삼을 필요가 있는 것이죠.

 ▲ 다음 챕터로 넘기 위해서는 보스를 쓰러뜨려야만 합니다.


전투는 실시간이며, 전투에 참가할 이마젠이나 캐릭터를 선택 후 명령을 하면 행동합니다. 게다가 전투가 발생하고 있는 필드 내를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 있기 때문에 경우에 따라 액션 게임 못지않은 전투도 해볼 수 있습니다. 공격도 직접 움직여서 회피 할 수 있기 때문에 액션 게임에 익숙한 게이머라면 좀 더 빠른 전투가 가능합니다.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의 또 다른 재미는 그래픽과 애니메이션입니다. 이 게임의 그래픽은 정말 지브리의 애니메이션을 게임 속에 고스란히 옮겨놓은 것처럼 아름답습니다. 필드부터 마을, 울창한 숲 속, 거대한 우주까지 어느 하나 부족함이 없죠. 그만큼 이 게임의 그래픽은 탄탄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 꽤나 인상적인 공간들도 많이 있습니다.


여기에 성우들의 훌륭한 연기가 더해진 애니메이션 부분은 실제 스튜디오 지브리가 연출을 담당한 만큼 재미가 뛰어납니다. 애니메이션은 ‘반딧불의 묘’로 잘 알려진 ‘모모세 요시유키’ 감독이 담당했습니다. 그는 게임 속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최대한 살린 연출을 통해 애니메이션과 게임의 경계선을 무너뜨렸습니다.

음악은 ‘바람계곡 나우시카’로 잘 알려진 ‘히사이시 조’ 감독이 담당하였습니다. 그의 아름다운 음악은 게임의 감동을 한층 더 불러일으켰습니다. 올리버의 성우를 맡은 ‘타베 미카코’와 멜 역의 ‘나가사와 마사미’, 그리고 자일로 역의 ‘오오이즈미 요’, 그리고 시즈쿠의 ‘후루타 아라타’의 연기는 실제 니노쿠니 속에 있는 듯한 착각을 느끼게 해줄 정도로 높은 완성도를 자랑합니다.

 ▲ 이런 퍼즐 요소도 있습니다. 꽤나 머리를 써야 통과할 수 있어요


전체적인 감상은 말하자면 정말 멋지고 아름다운 게임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스포일러 상 이 게임의 스토리를 여기서 소개 할 수 없다는 것이 오히려 너무 아쉽다고 할 정도입니다. 이 게임의 완성도는 그만큼 뛰어납니다.

최근 자극적인 게임에 익숙해져 있는 게이머라면 이 게임을 통해 그 동안 잊고 있었던 순수함을 되찾아보는 것이 어떨까요? ‘니노쿠니: 하얀 성회의 여왕’은 아름다운 그래픽과 서정적인 이야기, 그리고 멋진 선율의 음악으로 게이머의 마음을 움직이지 않을까 싶습니다. 이번 겨울, 따뜻한 이야기가 그리운 분들에게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