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 마블의 영웅들 중 가장 많이 알려진 인물 하면 떠오르는 분이 있습니다. 바로 피터 파커로 잘 알려진 서민 영웅 스파이더맨입니다. 가난하지만 사람들을 위해 자신의 힘을 쓰는 그는 게임보다는 영화로 먼저 국내 대중을 만났죠.

덕분에 한동안 스파이더맨은 영화부터 애니메이션, 게임, 캐릭터 상품까지 아주 신명 나게 나왔습니다. 특히 차량 앞 유리에 찰싹! 붙어 있는 미니 스파이더맨 캐릭터 상품은 큰 인기를 끌었죠. 게임 역시 마찬가지였습니다. 어쨌든 스파이더맨이 나오면 왠지 신경이 더 쓰였다고 해야 하나요.

하지만 한동안 스파이더맨은 다른 마블 영웅들의 잇따른 영화 진출로 인해 볼 수가 없게 됩니다. 스파이더맨3 영화에서는 베놈부터 3명의 보스를 아주 급하게 때려잡고 후다닥 도망가듯 사라진 것이죠. 왠지 팬의 입장에서는 아쉬운 대목이긴 합니다.

▲ 패키지에 있는 스파이더맨의 눈을 주목해서 보세요


그런데 뜬금없이 스파이더맨 게임이 출시됐습니다. 국내에서는 PS3™ 독점으로 나온 ‘스파이더맨: 엣지 오브 타임’이 그것입니다. 개발 중인 것은 알고 있었는데 이렇게 갑자기 ‘팍!’ 하고 출시된 건 이번이 처음이지 않을까 싶네요. 그래서 후다닥 그를 만나러 갔습니다.

우선 패키지의 간지에 눈길이 갑니다. 처음에는 잘 몰랐는데 자세히 보니 스파이더맨 눈에 미래시대의 스파이더맨이 보이는군요. 아.. 누가 보면 그가 때리려고 하는 것처럼 보이는데 실제로는 도와준다는 컨셉입니다. 이 게임은 각각 다른 시대상의 스파이더맨들이 서로를 도와 악을 물리친다는 아주 독특한 이야기를 다루고 있죠.

   ▲ 스파이더맨이 다시 한 번 돌아왔습니다. 그를 반갑게 맞이해주자구요!


게임은 두 명의 스파이더맨이 등장해 각각의 시대를 옴니버스 식으로 진행하면서 결말을 보는 형태입니다. 한 명은 우리에게 익숙한 현재의 스파이더맨이고 또 한 명은 스파이더맨 2099입니다. 그는 미래에서 스파이더맨을 지키기 위해 그와 정신적 교감을 나눕니다.

특이한 점이 시작 화면에서 바로 게임으로 연결되는 부분입니다. 처음에 이 강렬한 부분에서 타 게임에서 느끼지 못한 묘한 신선함을 받았다고 해야 하나요? 하여튼, 이 게임이 가진 재미는 시작부터 롤러코스터를 타듯 빠르게 진행됩니다. 초반 장면은 미래의 베놈에게 공격 당하는 피터의 모습입니다. (여기서부턴 스포일러이니 특징으로 넘어갑니다) 

 ▲ 현재와 미래의 만남을 다룬 엣지 오브 타임은 신선한 재미를 줍니다.


일단 게임을 시작하게 되면 가장 먼저 느낄 수 있는 점은 꽤나 탄탄한 그래픽과 잘 짜인 손맛입니다. 사실상 그 동안 스파이더맨 게임 하면 손맛과 아주 거리가 먼 점으로 유명했죠. 북미 게임 특유의 빈곤한 타격감은 어떤 액션마저도 부족하게 보이게 만드는 느낌이 있었죠.

하지만 스파이더맨: 엣지 오브 타임은 확실히 다른 손맛을 제공합니다. 찰진 그래픽과 어우러진 멋진 액션신은 진짜 손으로 탁탁 내려치듯 그럴싸한 손맛으로 돌아옵니다. 이건 시작하자마자 바로 느낄 수 있고 적들의 화끈한 액션도 다양한 카메라 연출이 더해져 멋지게 보입니다.

그리고 스파이더맨의 주특기인 하이퍼 센서도 게임 속에 고스란히 녹아 들어 있습니다. 아마 이 기술은 지금까지 나온 스파이더맨 게임 중에서 최고라도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멋집니다. 이 기술을 어떻게 쓰는가에 따라 스파이더맨이 거의 데빌 메이 크라이의 단테가 될 정도니깐요.
 

▲ 꽤나 인상적인 모습의 스파이더맨 2099.. 힘이 정말 좋습니다.


또한 미래의 장면들을 미리 볼 수 있으며 적의 움직임을 예측해 공격을 퍼부어주는 ‘타임 판도라박스’ 기술도 재미있습니다. 이때 주요 캐릭터들의 대화장면부터 적들의 움직임을 미리 예측하는 연출이 더해져 아주 박진감 넘치면서도 영화적인 장면으로 승화됩니다.

이 화끈한 두 개의 기술 외에도 기본적으로 스파이더맨의 성장 포인트에 맞춰 생기는 기술들은 근접, 중거리, 장거리 등 다양하게 구성돼 있죠. 대부분은 버튼 나열식 입력이기 때문에 2~3개의 조합만으로도 수십 개의 기술을 마음껏 사용할 수 있습니다. 전혀 안 복잡해요.

 ▲ 이것이 바로 스파이더맨의 하이퍼 센스입니다. 영상으로 보면 더 멋집니다.


게임은 서로의 행동이 현재와 미래에 영향을 준다는 것을 기본으로 진행됩니다. 게임 스테이지마다 조작할 수 있는 영웅이 정해져 있고 일부는 두 명 모두 플레이할 수 있게 돼 있습니다. 스테이지마다 다양한 임무가 있는데 이 임무는 미래 또는 현재의 영웅에게 영향을 끼치게 되죠.

예를 들면 미래의 스파이더맨 2099가 거대 보스에게 공격을 당하고 있을 때 현재의 스파이더맨이 프로토타입으로 개발돼 정지돼 있는 거대 보스 로봇을 부셔 버리면 미래의 로봇이 파괴된다는 설정입니다. 처음엔 뭔가 싶겠지만 해보면 “아..”하고 금방 이해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부분은 꽤나 신선했습니다. 우선 별 다른 생각 없이 싸우는 액션 게임이 아니라 동작을 예측하고 이를 뛰어 넘어 그 이상의 결과를 낸다는 것이 매우 독특하게 느껴졌기 때문이죠. 왠지 하이퍼 센서를 극대화 시킨 그런 느낌? 뭐.. 하여튼 신기하고 재미있습니다.

 ▲ 이렇게 한쪽의 스파이더맨이 행동을 하면 다른 시대의 스파이더맨에게 영향을 주죠.


두 개의 완전히 다른 스타일의 스파이더맨도 독특합니다. 속도를 중시하고 중거리 액션을 통해 거리 싸움에 능한 모습의 현재 스파이더맨과 힘과 근거리에서 다수의 적을 물리치는 스파이더맨 2099는 다양한 액션 취향을 가진 게이머들에게 만족감을 주는 요소입니다.

그러다 보니 퍼즐도 각각 다릅니다. 구조물이나 빠르게 움직이는 퍼즐은 스파이더맨에게, 뭔가를 파괴하고 거침 없이 적들을 날리는 액션신 퍼즐에는 스파이더맨 2099가 진행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고정관념처럼 꼭 그런 것은 아니니깐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말아주세요.

 ▲ 적의 등장도 꽤나 인상적입니다. 미래 진화형 적들을 만나게 되는 것이죠.


전체적으로는 독특한 이야기와 쉴새 없이 떠드는 두 명의 스파이더맨 덕분에 팬 입장에서는 매우 즐겁습니다. 그러면서도 오랜만에 액션을 중시하는 스파이더맨 게임이라는 점도 매력적이죠. 다만 스파이더맨의 고공 액션을 많이 볼 수 없다는 점은 다소 아쉬운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해외 사이트에서 정보를 보다 보니 스파이더맨이 걸어 다닌다고 비난하는 글이 자주 보이더군요. 쉽게 이야기하면 고공 액션이 없다는 것이죠. 일단 이 부분을 잠깐 집고 넘어가도록 하죠. 이 게임 속 스파이더맨은 예전 고층 빌딩 속을 날아다니는 스파이더맨과 다소 다릅니다.

 ▲ 초반 이야기의 시작은 꽤나 볼만한 연출이 있으니 꼭 확인해보세요


이는 배경이 되는 스테이지들이 대부분 건물 속이거나 낮은 특정 공간이라서 그렇죠. 그러다 보니 스파이더맨의 멋진 고공 액션을 볼 수 있는 곳은 꽤나 한정적입니다.

물론 거미줄을 발사해 빠르게 이동하거나 벽에 붙어 움직이는 기본적인 동작은 다 있죠. 그러나 이동이나 움직임보다는 액션에 포커스를 맞췄다는 느낌이 많이 들 정도로 기본 시리즈와는 다른 느낌이 듭니다. 그러나 저는 이 부분이 그리 불편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억지로 스파이더맨처럼 만들려고 하다가 이것도 저것도 아닌 것이 된 게임들을 생각하면 더욱 그렇습니다. 그래도 차라리 전작의 ‘세터드 디멘션즈’처럼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의 액션을 살리는 것이 더 좋다고 개발사에서 생각한 것인지 모르겠군요.

 ▲ 게임에는 잠입 같은 능구렁이 같은 요소도 있어서 재미있습니다.


전작보다 이야기의 구성이나 전개가 탄탄해진 것은 매우 좋은 부분이지만 오픈 월드 형태의 자유도를 자랑했던 전작의 구성에서 벗어난 부분은 역시 단점으로 느껴집니다. 딱히 말하기는 싫지만 베놈과 느와르 스파이더맨을 선택할 수 없게 된 점도 팬의 입장에서는 서글픈 소식이죠.

그래도 영화 같은 이야기와 연출이 있다는 점에서 스파이더맨 엣지 오브 타임은 꽤나 해볼만한 게임입니다. 만약 해외 외신의 평가에 망설이는 팬이라면 평가보다는 새로운 스파이더맨 신작 게임이라는 긍정적인 부분을 보고 접근해보시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 오랜만에 우리 곁에 돌아온 스파이더맨을 반갑게 맞이해줍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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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ㅁㅇㅁㄴㄹ 2012.08.10 11:18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 남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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