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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lay Life/Play:er K 리뷰

10년의 세월이 지나 복수의 향기는 더욱 진해졌다. PlayStation®3 액션 느와르 ‘맥스페인3’


필자에게 시각적 혁명을 안겨준 영화가 있습니다. 워쇼스키 형제(지금은 남매)의 작품인 ‘매트릭스’ 시리즈가 그것입니다. 1편의 총알 피하는 장면은 지금 생각하면 그리 놀랍다고 볼 수 없지만 영화가 나온 1995년에는 말 그대로 시각적 혁명, 영상의 신화였죠.

2001년 첫 시리즈를 배출하면서 주목 받은 이 게임 역시 시각적 혁명을 주도한 게임입니다. 그렇습니다. 오늘 소개할 게임 ‘맥스페인3’(Max Payne3)의 초기 게임 ‘맥스페인’(Max Payne)이죠. 블렛타임(bullet time)이라는 요소는 매트릭스의 충격을 게이머들에게 그대로 안겨줬습니다.


Max Payne3

▶ 맥스페인3에서 블렛타임은 더욱 멋진 연출로 돌아왔습니다.



블렛타임은 영화 매트릭스처럼 총알이 직접 보일 정도로 느려지는 상황을 말합니다. 실제로 총알이 보이는 환상적인 상황에서 이뤄지는 정교한 조준은 그 동안 어렵게만 느껴지던 슈팅 게임을 단번에 즐거운 장르로 탈 바꿈 시켰죠. 그리고 맥스페인의 성공은 후속작, 영화로 연결됩니다.

맥스페인 시리즈의 성공에는 블렛타임이라는 큰 요소 외에도 탄탄한 스토리와 당시 최고의 섹시 캐릭터로 불린 ‘모나 섹스’(Mona Sax)의 등장, 그리고 코믹스와 영화적 연출을 살려주는 ‘그래픽 노벨’(Graphic novel) 방식 등 다양한 장점이 더해져 지금까지도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Max Payne3

▶ 이때까지 예전 맥스의 모습이죠. 3편에서는 마약반을 떠난 후의 모습입니다.



그러나 개발사였던 레메디엔터테인먼트가 맥스페인 시리즈의 라이선스를 락스타게임즈로 넘기면서 이 게임은 원작사의 손을 떠나게 됩니다. 맥스페인2가 기대에 비해 큰 성공을 거두지 못했고 당시 부채로 인해 위기에 빠진 경영진이 선택할 수 밖에 없던 대안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이 같은 결정에 대해 반대되는 의견을 낸 이용자나 언론도 많았습니다. 원작자의 손을 떠나 제작된 게임들이 형편없는 수준을 자랑하는 경우가 많았기 때문이죠. 맥스페인2가 아쉬운 결과도 냈지만 그래도 마니아들 사이에서 이 게임은 레메디만이 가능하다는 여론은 그대로였죠.


Max Payne3

▶ 그랬던 그가, 이런 간지형님으로 돌아왔습니다. 저런 남방이 잘 어울리다니!



그런데 이걸 보기 좋게 뒤집어버렸습니다. 락스타게임즈가 가진 괴물 같은 능력으로 말입니다. 북미에서 디아블로3와 공식 맞짱을 뜬 사례부터 출시 이후 쏟아진 평론가들의 극찬은 맥스페인 시리즈의 부활은 물론 불만으로 가득 찼던 팬들의 마음까지 사로잡았습니다. (저도요)

또 맥스페인3 이야기까지 잡설이 길었군요. (선두에 설명 글을 길게 쓰는 것이 버릇이 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하하..) 오늘 접한 게임은 락스타게임즈의 부활 프로젝트 맥스페인3입니다. 진통제를 우걱우걱 씹어가며 악당에게 총알을 난사해주시는 맥스가 다시 돌아오게 된 것입니다.


Max Payne3

▶ 맥스페인하면 쌍권총이죠! 남자의 로망! (왜? 어째서?)



원작에서 그는 마약에 찌든 폭력단에게 사랑하는 아내와 딸을 잃은 후 복수심에 불타 싸웠습니다. 혹시나 싶어서 미리 말씀 드리지만 전 스포일러는 리뷰에 쓰지 않습니다. 맥스페인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는 PlayStation®Store로 만날 수 있으니 기회가 되면 접해보시는 것도 좋습니다.

3편은 어떻게 보면 1편의 연장선상에 있는 이야기를 중점으로 진행됩니다. 그가 1편의 결말 이후 다시 뉴욕 경찰이 됐지만 그는 진통제 중독과 삶의 스트레스로 인해 무기력한 일상을 보내게 되죠. 3편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진행됩니다. 그는 지저분한 뉴욕 뒷골목의 술집에서 인생을 낭비하고 있고 여전히 진통제에 의존한 삶을 보내고 있습니다. 그에게 한 친구가 오기 전까지는 말이죠.


Max Payne3

▶ 어딜 가나 이런 녀석들 때문에 사건이 커집니다.



이 게임은 10년을 기다려준 맥스페인 시리즈 팬들에게 락스타게임즈가 ‘인정’을 받기 위해 꺼내는 일종의 히든 카드입니다. 락스타게임즈는 시리즈 이야기를 억지로 구성하기 보다 전작의 내용을 고스란히 담아 이야기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만들었습니다.

덕분에 게임 속에는 여러 모습의 맥스가 나옵니다. 1편의 친숙한 NYPD 맥스부터 술과 진통제에 빠진 옆집 술주정뱅이 맥스, 그리고 이야기의 전개에서 만날 수 있는 삭발 터프남 맥스까지 다양한 모습을 우리에게 안겨줍니다. 시간, 이야기에 맞춘 그의 변신은 인상적이죠.

 

Max Payne3

▶ 게임 속 맥스의 모습은 정말 다양하게 변합니다.



게임 속 이야기는 시간에 따른 다양한 지역을 게이머들에게 보여줍니다. 눈이 내리는 날 뉴욕의 허름한 건물부터 상위 1% 부자들이 파티를 여는 고급빌라, 젊음과 열기로 가득한 클럽, 그리고 폭력으로 얼룩진 브라질의 낯선 뒷골목까지 뛰어나고 세밀한 그래픽으로 말이죠.


이 게임은 인물들의 섬세한 묘사도 눈에 띄지만 게임을 즐기면서 가장 감탄사를 많이 만드는 부분은 배경에 있습니다. 명암을 넘어서 실제 환경을 그대로 옮긴 듯한 섬세한 현장 재현은 실제 게임이 아닌 영화를 보는 듯한 착각을 게이머에게 안겨줄 정도로 정교하고 뛰어납니다.


Max Payne3

▶ 사물 표현은 아마 락스타가 최고인 듯, 정말 뛰어난 모습을 보여줍니다.



사무실을 예로 들면 단순히 흉내만 것이 아니라 책상마다 놓인 서류가 다르거나 위치, 그리고 포스터나 사진 등도 다르게 구성돼 있고 의자나 꽃병 등도 각각 다른 곳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진열된 듯한 느낌보다 실제 사람이 사는 듯한 구성으로 게임의 완성도를 극대화 시킨 것이죠.

이는 게임 내 어느 곳을 가도 느낄 수 있습니다. 락스타게임즈의 장인정신을 느끼는 것은 물론 게임이 추구하는 종합엔터테인먼트를 가장 잘 이해하고 보여준 케이스가 아닐까 싶습니다.(너무 극찬인가요? 해보시면 더 놀랍니다) 이는 게임 내 캐릭터들의 모습과 동작에서도 엿볼 수 있죠.

 

Max Payne3

▶ 장인 정신은 게임 곳곳에서 엿볼 수 있죠. 실제 탄피 나오는 장면도 사실적입니다.



게임 속 캐릭터들의 동작은 실제 모션 캡쳐도 있지만 ECS(Euphoria Character System)을 통해 더욱 사실적인 모습을 만들 수 있었습니다. ECS는 게임 속에 있는 캐릭터들이 총알을 맞거나 아니면 피하면서 나올 수 있는 여러 동작을 통합적으로 구현한 맥스페인3의 특징입니다.

게임 내 모든 캐릭터는 은폐나 엄폐 상황부터 총을 맞는 과정까지 실제 사람처럼 행동하고 반응합니다. 가령 다리에 총을 맞으면 쓰러지거나 다리를 잡고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보이고 손이나 어깨에 총을 맞으면 반대 손으로 부상 부위를 가리기도 합니다.

 

Max Payne3

▶ 부위에 따라 적의 대응이나 반응도 달라지죠.



그리고 총을 피하는 장면도 고개를 숙이거나 놀라는 등의 모습도 보입니다. 물론 ECS의 백미는 총을 맞았을 때죠. 부위마다 부상, 반응, 그리고 결과가 모두 다르게 나타납니다. 특히 마지막에 적을 사살할 때 총알이 날아가는 모습과 몸을 관통하는 장면은 소름이 끼칠 정도입니다.

이는 파이널 킬 카메라(Final Kill Camera)라는 기능으로 게임 속 전투가 주는 긴장감을 일순간 해소 시켜주면서 멋진 연출로 상황을 마무리 해주는 기능으로 보시면 됩니다. 이 공격이 터지면 주변의 모든 적이 사살됐다는 이야기로 보시면 되겠습니다.

 

Max Payne3
▶ 실제 이 스테이지에서 샷 닷지를 하면 공중 부양을 경험할 수 있죠. 아님 몸 개그?



전작에서는 없는 기능도 더해졌습니다. 총질 말고는 딱히 할 줄 아는 것이 없던 맥스에게 엄폐와 근접전 기능이 생긴 것이죠. 근접전은 말 그대로 근처로 다가가 적에게 총을 쏘면 됩니다. 그러면 모션이 바뀌면서 적에게 멋진 한방을 선사하죠. 상황에 따라 매우 다양하니 꼭 해보세요.

엄폐는 은폐 효과까지 함께 누릴 수 있습니다. 이 기능은 TPS 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기능인데요. 이 게임의 쉽지 않은 난이도를 극복하게 해주는 아주 고마운 기능입니다. 사물 주변에서 누르면 되고 이를 통해 총격적의 사실적 재미는 물론 쏘는 재미를 더해줍니다.


Max Payne3

▶ 역시 마지막 샷은 머리에 날려주시는 게..



무기는 예전처럼 마구마구 들고 다닐 수 없습니다. 장총과 권총 몇 자루가 전부입니다. 그나마 총알을 꽤나 많이 보유할 수 있다는 점 덕분에 괜찮지만 장총은 딱 한 개, 그리고 권총과는 섞어 쓸 수 없습니다. 이점은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매우 사실적이고 마음에 드는 설정이라고 봅니다.

그 외 블렛타임부터 샷 닷지(Shoot Dodge) 기능은 그대로 있습니다. 블렛타임은 이동이 아닌 상태에서 블렛타임 게이지를 모두 소비해 적들을 제압하는 기능이고 샷 닷지는 회피 동작과 총을 쏘는 동작을 순간적으로 사용해 위기를 모면하는 기능입니다. 이는 전작과 동일합니다.


Max Payne3

▶ 누워서 이렇게 쏠 수도 있습니다. 전작에 없던 기능이죠.



다만 좀 더 실제 사람이 움직이는 것처럼 되기 때문에 샷 닷지 중 뒤를 보거나 조준을 과도하게 움직이면 맥스가 몸을 돌리거나 크게 움직이는 등의 모습을 볼 수 있죠. 특히 점프 중인 상태이기 때문에 벽이나 사물, 아니면 높은 곳에서 떨어지면 부상으로 연결되는 상황이 벌어집니다.

스토리는 꽤나 깁니다. 영화 연출을 모두 보고 진행하면 총 플레이 시간만 14시간을 훌쩍 넘길 정도입니다. 아마 최근에 나온 액션 게임 중에서 이정도 볼륨은 맥스페인3가 유일하지 않나 싶을 정도입니다. 그만큼 락스타게임즈는 이 게임에 정말 많은 노력을 쏟아냈다고 볼 수 있죠.


Max Payne3

▶ 이걸 파이널 킬샷으로 쏘면 정말 멋진 연출을 볼 수 있습니다.



여기에 시리즈 최초의 멀티플레이 모드까지 더해졌습니다. 멀티플레이 모드는 기본적으로 데스매치, 팀 데스매치, 페인 킬러, 라지 데스매치, 라지 팀 데스매치, 데스매치 변형, 갱 워즈 등으로 나눠집니다. 이중 페인 킬러는 상대방을 죽인 게이머가 맥스와 그의 친구 파소스가 돼 싸우는 내용으로 의외로 매우 재미있는 모드입니다.

이중 핵심인 갱워즈는 워페어(Warfare)와 쇼다운(Showdown), 서바이벌(Survivor), 라스트 스탠드(Last Stand), 테이크다운(Takedown), 쇼트퓨즈(Short Fuse), 딜리버리(Delivery), 그랩(Grab), 터프 그랩(Turf Garb), 토탈 터프(Total Turf), 시즈(Siege), 패시지(Passage) 등 12개의 모드로 구성돼 있습니다.

 

Max Payne3

▶ 아저씨는 왜 여기 계시는 건가요? (궁금하면 게임을!)



이것만 설명하다가 날이 샐지도 모르겠네요. 간단하게 설명을 하겠습니다. 워페어는 말 그대로 전면전입니다. 그냥 보이는 적을 사살하면 끝. 쇼다운은 라운드 별로 대결을 펼쳐 승수가 많은 곳이 승리합니다. 연승할수록 유리하게 설정이 됩니다. 서바이벌은 전체 생명수가 제한돼 있는 상태에서 상대팀을 모두 사살하는 쪽이 이기는 게임입니다.

라스트 스탠드는 말 그대로 한 명이 살아 남을 때까지 싸우는 경쟁입니다. 생명력이고 뭐고 없어요. 테이크 다운은 지정된 목표물을 사살하면 승리하는 형태입니다. 그 외 캐릭터들은 목숨을 걸고 타깃을 지켜내는 일종의 보디가드 모드죠. 쇼트 퓨즈는 2개의 폭탄 지역 중 하나를 터뜨리면 승리하는 모드입니다. 팀 대결이고 제한된 시간 내 폭파, 아니면 방어로 승리를 체크합니다.


Max Payne3

▶ 참고로 난이도가 높습니다. 쉽지 않아요.



딜리버리는 2명의 갱이 남의 물건을 탈취해 최종 목적지까지 가지고 가면 승리합니다. 그랩은 요충지를 지켜 나가며 싸우는 영역 대결이고 터프와 토탈 터프는 이 모드의 확장형태로 보시면 됩니다. 시즈는 궁지에 몰린 갱 한 명이 3개 지역을 차례대로 격파하면서 탈출하는 모드고 마지막 패시지는 한 명은 도주를 나머지 이용자는 추격자가 돼 전투를 벌이는 내용입니다.

이 모드의 접속이 어려울 수도 있으나 락스타게임즈에서 지원하는 소셜 기능을 사용하면 좀 더 편리하게 친구들을 모을 수 있습니다. 참고로 이 모드에 등록하면 향후 나올 그랜드 셉터 오토5(GTA5)의 갱 집단을 미리 구성할 수도 있죠. 그런데 언제 나올까요?


Max Payne3

▶ 몰려오는 적들을 상대하는 아케이드 모드로 추천!



마지막으로는 아케이드 모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정도만 해도 숨이 넘어갈 정도인데 또 있다고 하니 신기하죠. 슈팅 게임으로 한 달 가지고 놀기 “어렵지 않아요”라는 말이 절로 나올 정도입니다. 아케이드 모드는 제한 시간 내 모드를 깨는 내용의 게임으로 사살, 격파 등 여러 목적이 복합적으로 나와 마니아들의 호기심을 자극합니다.

현재까지는 스코어 어택과 뉴욕 미니트(NEW YORK Minute) 2가지가 존재합니다. 스코어 어택은 특정한 종류의 샷과 사살을 기록해 최고 점수를 낼 때까지 도전하는 방식입니다. 특정 부위 조준부터 사물 파괴 등 다양한 점수가 있어서 하다 보면 정신이 다 없을 정도입니다. 뉴욕 미니트는 제한된 시간 내 꾸준히 적을 사살해 시간을 늘리면서 점수를 내는 게임입니다.


Max Payne3

▶ 아아! 스포일러 때문에 스크린샷도 마음대로 못 쓰겠어!



설명하다 보니 뭐가 이리 많은지 모르겠지만 일단 이 모드들 전부 재미있다는 점은 큰 장점이겠죠. 결과적으로 정리를 하면 맥스페인3는 한 달 넘게 가지고 놀 수 있는 대작이라는 점입니다. 10년을 기다리면서 나온 작품답게 전작의 특징을 잘 살린 것은 물론 락스타게임즈의 최신 기술이 더해져 더욱 탄탄한 완성도와 재미를 게이머들에게 줍니다.

굳이 흠을 잡자면 멀티플레이 모드가 너무 많아서 초보들에게는 너무 어렵다 정도겠군요. 아, 게임 자체가 상당히 어려워져서 아마 슈팅 게임 잘한다고 이 정도쯤은 쉽겠지 라고 보통 이상의 난이도를 선택하는 분들이 있으면 가능하면 쉬움으로 해본 후 난이도를 올리시길 바라겠습니다.


 Max Payne3

▶ 난이도가 높다고 네가 그랬냐? 그럼 죽어~


이 게임의 난이도는 슈팅 마니아들조차도 혀를 내두르게 할 정도로 어렵습니다. 저도 보통에서 중반부터 너무 많이 죽어서 화가 날 정도였으니까요. 그나마 쉬움으로 하면 마음이 조금은 진정이 되고 샷 닷지를 팡팡 써도 되니 좀 괜찮습니다. 그 외는 정말 단점이 없는 명작이 아닐까 싶습니다. PS3™로 즐기는 최고의 느와르, 맥스페인3였습니다.